광활한 만주의 땅은 우리 한민족의 호탕한 기개와 솜씨 좋은 농경기술에 의해
수놓아진 천혜의 보고요, 역사의 요람지이다.
이곳에 고구려인의 기상이 지금도 살아 숨쉬면서 일제 36년의 한(恨)을 풀어 헤치던
독립운동 지사들의 말발굽 소리와 말들의 울음 소리가 반만년 역사의 꿈을 현실에
다시금 아로새기고 있다.
비록 지금은 그 역사의 꿈이 비참한 이념의 현실에 눌려 보잘 것 없는 모습이지만,
그 내면에 도도히 흐르고 있는 배달의 얼은 생생히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용정. 이곳은 만주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곳이다.
박경리(朴景利)씨의 토지라는 작품과, 이를 드라마화한 연속극으로 더욱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정말 용정의 시가지와 이곳에 살고 있는 동포들의 모습은
변함없는 우리의 민족적 정서와 삶의 근거를 그대로 보여준다.
용두레 마을의 전설처럼 이야기되는 일송정(一松亭)...
한 그루 푸른 솔은 20세기라는 민족적 비운의 시대를 상징한다.
일제치하의 그 어려웠던 시절에 고향을 버리고,
아니면 고향에서 내쫒겨 찾아 오게 된 이곳이 용두레의 우물을 파도록
너른 품을 벌려 주었고,
이를 터전으로 삼아 항쟁의 기운을 추스릴 수 있게 하였기에,
여기에는 민족의 혈맥(血脈)이 담겨 있다.
윤혜영의 선구자는 원래 이곳 용정에서 "용정의 노래"로 불려 왔고 간직되어 왔기에
"선구자"로 불려지기보다 "용정의 노래"로 일컬어지기를 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용정이란 이름은 단순히 지명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겨례의 혼을 담고 있는 역사의 품, 그 그릇을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송정에 얽힌 설화(說話)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일제의 만행에 의해 일송정 소나무가 제거되었다는 사실이다.
일제는 비암산의 이 푸른 소나무가 용정의 수호신처럼 마을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민족혼을 일깨우는 것으로 판단하고는 이 소나무를 없애고자 온갖 노력을 다했다고 한다.
비암산 바로앞에 사격장을 만들어 호랑이의 얼굴에 해당하는 절벽,
특히 일송정을 과녁으로 삼아 사격 연습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송정이 건재하자
대포까지 가져와 야포 사격장으로 만들어 포격을 퍼부었지만 일송정은 끄덕도 없었다고 한다.
결국 일제는 군인들을 시켜 한밤중에 일송정 밑둥이에 구멍을 뚫고 후춧가루를 부어 넣어
죽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일송정의 복원 작업이 이야기되기 시작한 것은 1989년 10월부터이다.
'선구자'의 고향 용정에 一松亭 다시 세우는 까닭
- 변경섭의 통일산책 中에서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우리가 일송정을 찾은 것은 99년도에 갔으니까 딱 10년후였습니다... ^^
가서 얼마 없으니까 한국인들이 대거 몰려 들었습니다.
역사의 한 면을 장식했던 일송정을 보려고 온 분들이었습니다.
그 분들은 일송정 노래까지 복사해 오셨더군요...
우리들은 그 분들과 합세해서 일송정을 목이 터져라 불렀습니다....
일송정은 꽤 높은 곳에 있었습니다. 만주 벌판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거기에서 혜란강 젖줄기도 보았습니다.
지금은 많이 말라서 정말 줄기가 뻗은 것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흐르는 듯 보였습니다.
이 만주 벌판쪽은 비포장 도로가 많아서 그런 지 먼지가 엄청 심합니다.
우리들은 20인승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말을 타고 가는 줄 알았습니다.
일송정에서 나와서 북에서 탈출한 어린이가 있다는 곳을 찾아 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있지 않고 다른 곳에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나중에 가보기로 하고 두만강변에 앉아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5-6미터만 건너면 바로 북한땅이었습니다.
평상시에는 북한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저기가 북한땅이구나 생각하는 순간, 그들도 우리와 한핏줄이라는 생각이 스치더군여... !!!
역쉬~ 피는 못속여...
아무리 남북이 나눠져 있다고는 하나...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인것을...
점심을 먹으면서 저 건너쪽에서 눈치 못채게 그 쪽 땅을 바라보았습니다....
두만강물에 손을 담글때는 혹시, 저 쪽에서 총을 쏘면 어떻하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여... --;;;
그래도 할 건 다 해보았습니다... 북한땅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습니다...
옷에 감추어서 찍었는데... 사진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더군여... 오호~~~ 통재라...
밥을 먹고 돌아오면서 '노래자랑'을 했습니다.
난, 강산에의 '...라구요'를 부르고 싶었는데,
가사를 다 몰라서 김정구 선생의 '두만강 푸른 물에...'로 시작하는 노래를 불렀지요...
아무튼 뜻 깊은 날이었습니다...
일제에 항거해서 싸우던 곳과 전쟁으로 나눠진 북한 땅을 동시에 본 날이었지요...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함으로 쌓이는 듯 했습니다... !!!
-------------------*
'photo 여행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 5 - 백두산 (0) | 2006.03.08 |
---|---|
중국 4 - 윤동주 (0) | 2006.03.08 |
중국 2 - 연길 (0) | 2006.03.08 |
중국 1 - 장춘 (0) | 2006.03.08 |
러시아 4 (0) | 2006.03.08 |